제75화
오후 3시 반, 두 사람은 시험을 치러 학교로 돌아갔다.
허이설은 완성한 계획서를 용제하에게 보내줬다.
그녀가 허둥지둥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본 용제하가 헛기침하더니 시선을 늘어뜨리고 말했다.
“너... 전과 어디로 하려고?”
말을 꺼내자마자 고개를 들었지만 허이설은 이미 가방을 메고 뛰쳐나갔다.
오후 시험이 끝났을 땐 시간이 5시 30분을 가리켰다.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고 어디 가서 놀지, 누구와 밥을 먹을지 약속하며 떠들어댔다.
허이설과 윤가을이 밖으로 걸어 나오는데 누군가의 말이 들렸다.
“다희 시험 보러 안 왔지? 그럼 다음 학기에 보충 시험 봐야겠구나. 들어보니 다희를 민 사람을 아직 못 찾았다던데.”
“누가 다희가 안 왔대? 오늘 학교 오면서 봤어.”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진짜 왔어? 걔 이설이보다 훨씬 심하게 다쳤던 거 아니야?”
“학교 오는 건 봤는데 어느 시험장인지는 모르겠어. 행정동 쪽으로 가더라고...”
행정동은 학교 관계자들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었다.
“교수님한테 볼일이 있었겠지...”
윤가을을 끌고 나오던 허이설도 속으로 놀랐다.
‘나보다 훨씬 심하게 다쳤을 텐데 시험을 보러 왔다니.’
하지만 그녀가 시험을 보든 말든 허이설과는 상관이 없었다. 허이설은 윤가을과 저녁을 먹은 후 용제하의 문자를 받았다.
[서한.]
또 자습실이었다. 허이설이 눈살을 찌푸렸다.
‘용제하 이렇게 공부 열심히 하는 애였나? 시험 끝나자마자 자습실이라니.’
허이설은 윤가을과 헤어지고 서한 자습실로 갔다.
도착했을 때 용제하는 고개를 숙이고 프린트한 시장 데이터를 보고 있었다.
허이설은 손에 든 밀크티를 책상에 내려놓고 가방을 열어 노트북을 꺼냈다.
옆을 힐끗 봤는데 용제하는 여전히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녀가 오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가 그의 손 옆에 있던 데이터를 가져오려던 그때 용제하는 다른 한 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이미 계산이 끝난 자료였다. 데이터를 혼자 다 처리한 건가?
덕분에 허이설의 부담이 훨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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