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복잡하다고요? 뭐가 복잡한데요?” 허이설은 미간을 찌푸리며 엄마의 손을 잡았다. “말해주세요.” 명정화가 입을 열었다. “지금 말해줘도 소용없어. 너도...”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허이설은 전생의 일을 설명할 수 없어 두 사람을 다급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만약 얘기하지 않는다면 밤에 잠도 재우지 않고 끝까지 캐물을 기세였다. “알았어, 알았어. 용씨 가문과의 계약 문제야.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마지막 단계였는데 계약 전날에 그쪽에서 갑자기 마음을 바꿨어.” 허상도가 말을 이었다. “나랑 네 엄마 요즘 그 일로 많이 바빠. 혹시 경쟁 업체가 일부러 방해한 게 아닌가 싶어서 알아봤더니 용씨 가문과 협력하게 된 회사가 신생 회사더라고. 우리도 처음 들어본 곳이야. 오늘도 그 회사 관계자를 아는 사람이랑 밥을 먹느라 늦게 들어온 거야.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보려고.” 허상도가 고개를 내젓자 명정화가 이어 말했다. “알고 보니까 용씨 가문에서 여자를 달래려고 마음을 바꾼 거였어.” 허이설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자를 달래려고요?” 허상도는 티테이블 쪽으로 걸어가 찻잔에 차를 따랐다. “전에 리버사이드 팰리스에서 만났던 민아현 기억나?” 허이설이 화들짝 놀랐다. 그날 레스토랑에서 민아현이 그녀에게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참 의기양양했었고 무조건 갖고야 말겠다는 야망이 넘쳤었다. “그 여자... 아니...” ‘용제하 때문에 민아현이랑 용 회장님 사이가 깨지지 않았나?’ “그 신생 회사의 대표가 바로 민아현의 아버지야.” 허이설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정말 방법이 없어. 그쪽에서 손가락 까딱 한 번 하니까 여자를 달래려고 프로젝트까지 넘겼어. 이런 상황에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아무튼 찾을 수 있는 인맥을 다 찾아봤는데 방법이 없어.” “아니...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혹시라도...” “됐어. 이 일은 걱정 안 해도 돼. 그냥 큰 프로젝트 하나 잃은 거야. 아쉽긴 하지만.”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