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허이설이 용제하의 손을 잡았다.
“뭐 하는 거야? 간호사가 다시 꽂아줬는데 또 뽑으려고?”
“이거 놔...”
용제하가 뭐라 하려던 그때 허이설은 이미 그의 손을 힘껏 눌렀다.
힘은 그리 세지 않았지만 용제하가 지나치게 반응한 탓에 몸이 뒤로 넘어갔다. 평소라면 절대 밀리지 않았을 그가 그녀의 손길이 스치자마자 침대 위로 쓰러졌다.
허이설은 용제하가 갑자기 넘어지는 걸 보고는 본능적으로 그의 팔을 잡았다.
그 바람에 함께 침대 위로 넘어졌다.
마침 문 앞을 지나던 간호사는 안에서 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수액대가 바닥에 부딪히는 듯한 소리에 싸움이 났나 싶어 급히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순간 조금 전까지 냉랭하던 ‘연인’이 침대에 엉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간호사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죄송합니다...”
그러고는 문을 닫고 조용히 물러났다.
허이설이 소리쳤다.
“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용제하의 손에서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를 누른 채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용제하가 신음했다. 그의 낮고 섹시한 목소리에 허이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게 아닌가 착각할 뻔했다.
그녀는 볼이 살짝 붉어진 채로 중얼거렸다.
“왜 그렇게 신음해?”
용제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아파.”
문 앞에 서 있던 간호사는 두 사람이 마치 부부처럼 다정하게 얽혀 있는 모습을 보고는 민망해하며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한마디 남겼다.
“여긴 병원이니 자제 좀 해주세요.”
허이설이 고개를 돌리자 머리카락이 용제하의 몸 위로 스치며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
용제하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짓누르고 있는 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꿈속의 장면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그는 시선을 늘어뜨리고 허이설의 잔머리를 바라보았다. 침대 옆을 짚고 일어서려고 손을 움직였는데 그만 팔꿈치로 주삿바늘을 꽂은 손을 꾹 눌러버렸다.
“으...”
용제하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바늘이 더 깊이 박히는 고통에 그의 준수한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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