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내가 방금 학교 끝나고 집 왔는데, 누나가 자기의 진주 귀걸이를 본 적 있냐고 몰아세우며 묻더라. 나는 이층에 간 적도 없는데, 어떻게 볼 기회가 있겠어? 그런데 오늘 읽은 이 책에도 여주인공이 진주 귀걸이를 잃어버렸더라. 결국에는 찾게 되어서 모두가 기뻐하는 해피엔딩이었지.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마치 내가 진주 귀걸이를 훔친 것처럼 심문하듯 따졌어. 내가 훔친 게 아니라고! 나는 이미 오랫동안 2층에 안 갔어! 왜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 거야?]
이 글을 읽은 김혜주는 다시금 눈썹을 찌푸렸다.
그 사건이 그녀의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김우연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김혜주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단지 가족 그룹 채팅에서 그들이 나눈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특히 둘째 김슬기는 김혜주에게 자주 김우연의 이런저런 잘못을 비난하곤 했다.
나중에 김우연의 행동이 점점 더 역겨워져서 김슬기는 더 이상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그때 김지유의 자색 진주 귀걸이 한 쌍이 사라졌다. 매우 고가의 진주였다.
가치는 2천만 원 상당이었다.
비록 김씨 가문에게는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김지유에게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별장 전체에서 유일하게 훔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바로 김우연뿐이었다.
그들은 김우연에게 끈질기게 캐물었으며 아무리 못된 말을 해도 김우연은 모른다고만 일관했다.
그렇게 사건은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말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김혜주는 별다른 생각 없이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오늘 읽은 책은 전혀 재미없어. 이야기 줄거리도 없고, 외워도 완전 무미건조해. 하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 모든 불행한 일들을 잊을 수 있어. 잠자리에 들려는데 이불이 젖어있는 걸 발견했어. 밖에 말리려고 했는데, 가족들은 모두 내가 오줌을 싼 거라고 확신했어. 심지어 명헌이는 기저귀를 사주겠다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까지 했지. 정말 슬퍼. 이건 정말 내가 한 게 아닌데, 모두 내가 오줌을 쌌다고 나만 탓해! 아무도 내가 오늘 밤에 이불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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