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지금의 강호 그룹은 텅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
직원들은 모두 떠나고 남은 건 강하준 혼자뿐이었다.
그는 한때 번성했던 그룹 빌딩을 바라보며 속으로 후회막급했다.
이때, 이서연이 회사 건물 앞에 나타났다.
“하준아, 우리 아빠가 나 재혼할 상대를 찾았대. 내일이면 떠나는데 마지막으로 아이 한 번 봐줄 수 있어?”
강하준은 마음이 약해져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가 사는 아파트로 함께 갔다.
흔들리는 촛불을 사이에 두고 이서연은 와인 한 잔을 따라주었다.
“내일 먼 데로 떠나면 평생 다시는 못 볼 거야.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데, 진짜 나랑 함께할 마음이 한 번도 없었던 거야?”
강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결혼 축하하고 앞으로 잘 살아.”
술잔을 비운 그를 바라보던 이서연이 갑자기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었다.
“강씨 사람들 정말 지독하다. 그때 대가 끊길까 봐 두 집 살림을 떠밀듯이 하고는 마지못해 나랑 자고 아이까지 갖게 하더니, 이제 와서 정다온이 죽었다고 뒤늦게 순정남 흉내 내고 있어? 웃겨서, 원!”
“정다온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왜 두 집 살림하겠다고 대답했대? 나한테 일말의 감정도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 아이까지 낳게 해놓고 지금은 선을 긋겠다고?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딨어!”
“그날 밤 나랑 잤을 때 분명 책임지겠다고, 정다온이 돌아와도 상처 안 주겠다고 했잖아. 차라리 같이 죽자. 정다온을 배신하고 나까지 버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어딘가 심상치 않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 강하준은 비소로 잘못됐음을 느끼고 일어나려 했지만 온몸이 나른해졌다.
이내 분노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지만, 이서연의 웃음은 점점 더 거만해졌다.
“겁먹긴, 독약이 워낙 강해서 아프진 않을 거야. 나 비싼 돈 주고 샀다? 우리 세 식구, 황천길에서 만나자. 모두가 쉬쉬거리고, 부모님한테도 쫓겨나서 이제 난 갈 데도 없어. 강하준,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강하준은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자신을 침대로 끌고 가서 아이 옆에 눕힌 다음 방바닥에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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