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나는 강하준을 다시 마주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그날 아침, 장 보러 백화점에 갔다가 그를 발견한 순간 제 자리에 얼어붙었다.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거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수염은 덥수룩했고, 몸은 비쩍 마른 데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서 족히 십여 년은 늙어 보였다.
강하준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비틀거리며 다가오더니 내 손목을 꽉 붙잡았다.
“다온아...! 역시 살아 있을 줄 알았어. 내가 널 얼마나 오래 찾아다녔는지 알아? 드디어 만났네! 나랑 집으로 가자, 응?”
나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뒤로 물러서서 거리를 벌렸다.
“강하준, 이제 네 곁엔 이서연이 있잖아. 제발 내 삶에서 꺼져줘. 그리고 우린 이미 이혼했어.”
그는 다급하게 한 걸음 다가오며 간절한 말투로 애원했다.
“나한테 다른 여자는 없어. 내 아내는 오직 너뿐이야.”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냉소를 지었다.
“네 형수랑 한 침대에 있었을 땐 왜 그런 말 안 했어? 이서연 배 속의 아이가 누구 건지 몰라?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우습지도 않아?”
“결혼할 때 분명 계약서에 사인했지? 평생 나만 사랑하겠다고, 만약 언젠가 날 배신하면 영원히 네 곁을 떠나겠다고. 그런데 넌 그 약속을 어겼어. 강하준,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 이제 가.”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는 순간, 그는 손을 뻗어 내 손목을 꽉 붙잡았다.
“다온아, 내가 잘못했어. 네가 사고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제야 깨달았어.
너 없이는 안 된다는 걸.”
“그동안 진짜 미친 사람처럼 살았어. 후회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지. 이서연에게는 똑바로 얘기했어. 그 아이는 형의 자식으로 하겠다고. 이미 다른 곳으로 보냈으니까 다시는 우리 집에 얼씬도 못 할 거야. 강씨 가문의 안주인은 오직 너뿐이야. 난 지금까지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왔어.”
하지만 뒤늦은 후회는 무용지물과 마찬가지였다.
이런 남자는 이제 내가 원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강하준, 난 지금 아주 잘살고 있어. 우리 아버지 회사를 이어받을 생각이야. 다른 사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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