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이 두 물건을 바라보는 순간 강하준은 그제야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날, 나한테 다짐했던 말을 기억하냐고 물었던 것도 사실은 이걸 가리켰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마구 쥐어뜯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냈는데,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강하준이 시어머니의 말에 따라 형수를 돌봐주겠다고 했을 때?
그가 처음으로 이서연의 방에 들어갔을 때?
아니면 이서연이 임신 발표한 날,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걸어주었을 때?
강하준은 얼굴을 감싸 쥐었고, 손가락 사이로 억눌린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다온아, 미안해. 이제 정말 널 놓쳐버린 거야...?”
반면, 나는 미리 준비해둔 보트를 타고 지류를 따라 다른 도시로 향하고 있었다.
생일을 핑계로 혼자 강을 유람하는 기회를 틈타 사전에 연락을 취한 사람과 하류에서 만났다.
그리고 치밀하게 계획한 ‘사고’를 통해 강씨 가문이라는 감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공항 정문을 나오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빠와 엄마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더는 참지 못하고 부모님의 품에 뛰어들었다.
“아빠, 엄마, 나 돌아왔어요.”
부모님은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그제야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
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컵까지 내동댕이쳤다.
“빌어먹을 놈! 그때 내 앞에서 호언장담하더니 겨우 3년 지났을 뿐인데 감히 우리 딸에게 상처를 줘? 강하준이 지금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내가 뒤에서 도와준 덕분이라는 사실을 벌써 까먹었나? 지금 바로 주요 거래처에 전화 돌려서 그 자식 회사랑 협력을 중단시킬 거야.”
말을 마치고는 한쪽으로 가서 씩씩거리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끌어안고 위로해주었다.
“괜찮아, 이미 다 지나갔어. 엄마 아빠가 있으니까 앞으로는 절대 억울한 일 당하지 않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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