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강하준은 벌떡 일어나 분노와 충격이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뭐라고?”
도우미는 창백한 얼굴로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아까 강가에 사람이 엄청 몰려 있더라고요. 가서 보니까 사모님이 탄 요트가 강 한가운데서 급류를 만나 뒤집혔다고 해요. 지금 인양 작업 중인데 상류에서 막 홍수가 지나간 직후라 물살이 너무 세서 빠진 사람은 찾기 힘들대요.”
강하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말도 안 돼, 다온이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이서연이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급히 외쳤다.
“하준아, 가지 마! 너무 위험해.”
윤명자도 덩달아 일어나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빨리 못 가게 막아. 자기 혼자 삐져서 굳이 요트 타러 갔다가 사고 난 건데 누구를 탓하겠어?”
강하준이 이서연의 손을 홱 뿌리치고 빨개진 눈으로 소리쳤다.
“오늘 다온이 생일이었어. 원래 내가 같이 가야 했는데 혼자 보낸 거야.”
윤명자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냥 재수 없는 거지, 남 탓할 일 아니야.”
“엄마!”
이렇게 떨리는 강하준의 목소리는 처음이었다.
“제가 사흘 밤낮을 지새우며 겨우 다온이랑 결혼 허락을 받아냈는데 절대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이서연은 배를 감싸 안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준아, 이런 일은 아래 사람한테 맡기면 되잖아. 네가 직접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어. 나랑 아이는... 너 없이 안 돼.”
강하준은 그녀를 거칠게 밀어내고 즉시 별장을 뛰쳐나갔다.
뒤에서 이서연이 절규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가에 도착했을 때 폴리스 라인 밖은 구경꾼들로 빽빽이 둘러싸였다.
요트의 잔해가 강둑에 놓여 있었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웅성거렸다.
“너무 끔찍하군. 배가 뒤집히는 걸 뻔히 보면서도 손쓸 방법이 없었다니.”
“물살 봐요, 이렇게 급한데 떨어지면 살아남긴 글렀죠.”
강하준은 한 구조대원의 팔을 붙잡고 갈라진 목소리로 윽박질렀다.
“왜 안 들어가요? 얼른 가서 사람 좀 구해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까 무조건 살려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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