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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눈앞에 있는 중년 남성은 다름 아닌 서이건의 큰형 서문호였다. 이루나는 자기가 잘못 본 줄 알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지만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 그와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서씨 가문에서 몇 번 본 적 있어서 한눈에 알아보았다. 서문호도 좀 놀란 표정으로 이루나를 바라보았다. 서문호가 이루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길래 고지훈이 옆에서 소개했다. “삼촌, 이분은 이루나 씨라고 제...”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 “제 친구예요.” “친구? 어떤 친구? 언제부터 알게 된 사이야?” 날카롭게 이루나를 노려보던 서문호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 “거의 보름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고지훈은 서문호가 왜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면서 이루나를 경계하고 혐오하는지 몰랐다. 그는 서문호가 여자 문제로 자기를 꾸짖는 줄 알고 웃으며 서문호 옆으로 다가가 예의 바르게 말했다. “삼촌, 오해하지 마세요. 이루나 씨는 제 강아지를 돌봐주는 수의사일 뿐이에요. 그냥 평범한 친구일 뿐이라고요.” 평소에는 밖에서 뻔뻔하고 건방지던 고지훈은 서문호 앞에선 착한 아이처럼 괜히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루나는 그들 관계를 알아차리고 한숨을 내쉬더니 간단히 서문호한테 인사하고는 고지훈에게 말했다. “복실이를 나한테 줘. 먼저 데려가서 내일 씻기고 돌려줄게.” 고지훈은 별로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뭐가 그렇게 급해. 일단 좀 앉아 있어. 삼촌이랑 잠깐 이야기 나누고 올게.” “아니야. 됐어.” 이루나는 지금 서씨 가문 사람들을 무조건 피하고 싶었고, 절대 엮이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먼저 이야기 나누고 있어. 비서님한테 복실이를 넘겨달라고 할게.” 어쩌면 서문호와 이야기가 길어지겠다는 생각에 고지훈은 그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내 비서한테 복실이를 넘겨달라고 해봐. 내일 직접 너희 병원에 데리러 갈게.” “알았어.” “아, 맞다. 차 키 가져가.” 이루나가 집으로 돌아가기 불편할 거란 생각에 고지훈은 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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