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화
“응.”
이루나는 바로 이성태의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이성태는 막 수술을 마친 참이었다.
수술복을 벗고 마스크를 내리며 숨을 고르던 그에게 이루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 밤 몇 시쯤 들어와요? 할 얘기가 있어요. 직접 만나서.”
“전화로 말해.”
“저 결혼해요.”
그녀는 이성태와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결혼?”
그러자 그의 목소리는 단번에 높아졌다.
“누구랑?”
“보면 아세요.”
“좋아.”
이성태는 도대체 어떤 놈이 자기 딸이랑 결혼하겠다는 건지 궁금해졌다.
“오늘 일찍 들어갈게. 네 약혼자 데리고 와서 같이 저녁 먹자.”
이루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고지훈과 함께 집에 돌아가기 싫었지만 호적등본을 원만히 받아내려면 일단은 순순히 협조해야 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저녁 여섯 시가 조금 넘어 두 사람은 함께 이씨 저택에 도착했다.
원래 집에는 아무도 없을 시간이었지만 이성태가 오늘 손님이 온다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고 박희연 역시 회사 일을 미뤄두고 저녁 자리를 준비했다.
심지어 이은서와 이원호에게도 오늘은 꼭 집에서 먹자고 당부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온 손님을 보고 박희연의 표정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이게 뭐야? 이 싸가지 없는 년은 왜 데려온 거야?”
박희연은 노골적으로 성을 냈다.
이성태는 그런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들어오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낯선 얼굴이었다.
그의 시선 끝에는 곧은 어깨와 깔끔한 슈트 차림의 고지훈이 서 있었다.
“아버지.”
이루나는 마음속으로 오늘의 목적을 되새겼다.
‘호적등본만 받으면 돼. 절대 싸움은 금물이야.’
“이쪽은 제 약혼자, 고지훈이라고 해요.”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고지훈이 공손하게 인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의 태도는 평소의 거만함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말끔하고 예의 바른, 그야말로 완벽한 사위의 모습이었다.
이성태는 그를 자세히 훑어보았다.
잘생겼고 품격이 있는 그가 어떤 배경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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