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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의식이 마비되어야만 마음을 억누르는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야 지난 기억들이 떠오르지 않고 그토록 절망스럽고 아픈 감정도, 끝없는 후회와 자책도, 숨이 막힐 만큼의 답답함도 느끼지 않았다. 별장의 집사와 가정부는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서로 눈치만 보다가 묵묵히 어지럽혀진 거실을 치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 쪽에서 한 남자가 들어왔다. 서태준이었다. 서태준은 최근 M 국에 머물며 졸업 논문에 매달리고 있었다. 어제야 비로소 이루나에게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참지 못하고 곧바로 전용기를 타고 귀국했다. 서문호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들은 서태준은 이틀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는 마음이 복잡하고 무거웠다.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인의 일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됐던 건 서이건의 상태였다. 그래서 서태준은 조용히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삼촌.” 서태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소파에 축 늘어져 있는 서이건 앞으로 다가갔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얼굴이 초췌한 서이건의 모습을 본 서태준은 마음이 저렸다. 서이건은 담담하게 고개를 들더니 서태준임을 확인하고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가. 나 귀찮게 하지 말고.” “이루나 일은, 저도 이미 다 들었어요. 이렇게 갑작스럽고 비참할 줄은 몰랐어요.” 서태준은 숨이 막히는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잖아요. 이제 조금은 놓아줘야죠.” 서태준은 교통사고로 인해 크게 다친 뒤로 심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 후로 이루나와는 연락을 끊고 지냈지만 얼마 전 그녀가 다른 남자와 또다시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M 국에서 며칠을 우울하게 보냈다. “결국은 그 고지훈이라는 사람 때문에 이렇게 된 거예요. 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루나는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았을 거고 지금쯤 멀쩡히 살아 있었을 거예요...” “나가.” 서이건은 지금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누가 이루나를 죽였는지 따지고 싶은 마음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따져봤자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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