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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너 여자친구 사귀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너랑 같이 시골로 교육 봉사를 간 선생이라며? 이름이 아마 방민아라고 했던가? 그 애 예전에 집에 널 찾아온 적도 있는데, 네 동창 맞지?" 성문철이 반쯤 떠보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성승윤은 잠시 멍해지더니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곧 냉정하고 태연한 표정을 되찾고는 농담하듯 말했다. "아버지, 그런 헛소문을 또 어디서 들으셨대? 걔가 제 동창인 건 맞지만 여자친구는 아니에요. 지금은 그냥 같은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요. 제가 왜 걔를 마음에 두겠어요." 아들이 그렇게 말하자 성문철은 안도한 기색을 보이며 즉시 웃었다. "그냥 우연히 들은 얘기야. 네가 정말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집에는 말도 안 했나 싶어서 한번 물어본 거지. 아니라니 다행이다. 네 엄마는 그 아가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어. 너무 계산적이고 우리 집안과도 어울리지 않으니 적합하지 않아." 성문철은 잠시 말을 끊고는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근데 이제 너도 나이가 꽤 있는데 슬슬 여자친구를 만나야 하지 않겠어? 며칠 전에 네 준성이 아저씨가 집에 와서 같이 식사했는데 너에 대해 묻더라. 여진이가 얼마 전에 귀국했어. 그날 식사 자리에서 네 엄마랑 같이 봤는데 꽤 마음에 들더군. 네가 만약 여진이와 잘된다면 앞으로 그 아이 아버지가 너한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그러니 한 번 만나볼 생각 없어?" 아들이 거부할까 걱정된 성문철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꼭 사귀라는 건 아니야. 우린 널 강요하지 않아. 그냥 친구라도 만들어 두면 너한테 나쁠 건 없잖아." 성승윤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맞선 이야기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시여진이라는 이름이 어렴풋이 기억나긴 했지만 분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 아버지의 현재 직책을 생각하면 앞으로 그의 출셋길에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연애나 결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직 실컷 놀고 싶은데 만약 연애하면 제약이 많아질 것이다. 게다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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