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4장
추영자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자, 어르신은 애써 정신을 가다듬고 자애롭고 안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얘야, 이제야 눈을 떴구나.”
추영자의 손목엔 새로 붕대가 감겨 있었고, 바늘에 긁힌 손등엔 약을 바르고 거즈로 잘 덮여 있었다.
어르신은 조용히 그녀의 손을 내려다보다가, 그 손을 천천히 놓고는 이불을 다정히 여며주었다.
“일은 다 들었다. 성호가 너한테 너무 큰 잘못을 저질렀구나. 이렇게 고생하게 만들다니...”
한숨이 깊게 묻어난 말투였다.
“걱정 말아라. 내가 이미 그 애 단단히 혼냈다. 전부 그 성호가 잘못한 거다.”
추영자는 말없이 어르신을 바라보다 이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주성호가 처음 그녀를 주씨 가문에 데리고 가서 결혼하겠다 했을 때, 어르신은 죽으나 사나 반대했던 사람이었다.
그때 그녀를 처음 봤을 때 어르신의 안색은 몹시 좋지 않았다.
주성호가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하자 어르신은 곧바로 얼굴을 굳히며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주성호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어르신이 반대하든 말든 결혼하겠다고 선언하며 곧바로 외부에 두 사람의 혼사 소식까지 퍼뜨렸다.
결혼 이야기는 순식간에 크게 퍼졌고 어르신도 더는 반대할 수 없었다.
그 뒤로 어르신은 늘 그녀를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괴롭힌 적도 없었지만 태도는 늘 무심하고 냉담했다.
지금처럼 정성껏 안부를 묻고 살뜰히 챙기는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오늘 어르신이 온 건 주성호를 대신해 사과하고 그녀를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추영자는 문득 온몸이 지치고 피로하게 느껴져 무기력하게 팔을 움직여 어르신의 손을 살짝 밀어내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은 언제 절 보내준대요?”
어르신의 몸이 순간 굳더니 얼굴빛이 미묘하게 흐려졌다.
추영자는 그 반응을 보고 가슴 깊은 곳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어르신이 나서도 아무 소용이 없단 말인가?
“전 여길 떠나고 싶어요.”
쉰 목소리였지만 단호했다.
“어머니, 절 안쓰럽게 여겨주시고 이번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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