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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장

전화기 너머로 추영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그녀는 이를 악문 채 말했다. "내 말 좀 끝까지 들어줄래?" 그러자 장미숙이 냉랭하게 말했다. "언니가 무슨 말을 하든, 난 그 수작에 안 넘어가." 추영자는 장미숙이 자기 말을 믿지 않는 걸 알았다. 겨우 집사에게서 휴대폰을 빌려 이 기회를 얻었기에 이번을 놓치면 다시는 연락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억지로 화를 누르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제발 내 말끝까지 듣고 나서 결정해." 장미숙은 아무 말 없이 그녀가 과연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나 주성호랑 이혼할 거야. 근데 지금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그 사람은 지금껏 널 잊지 못했고, 날 네 대체품처럼 여겼어. 그동안 그 사람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네가 나서기만 하면 그 사람도 더는 날 붙잡지 않아. 이혼 서류에 도장만 찍게 해줘. 그 사람 설득해서 날 놓아주라고 말해줘. 그러면 나 앞으로 두 사람 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을 거야. 되도록 빠르게 완전히 사라질게." 장미숙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추영자의 말투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설마 정말 주씨 가문을 떠날 생각인 걸까? 그녀가 아직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추영자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는데 이번에는 묵직하고 위협적인 기색까지 담겨 있었다. "장미숙, 네가 날 싫어하는 것처럼 나도 너 싫어해. 하지만 내가 정말 주씨 가문을 벗어날 수 없다면 과연 내가 너와 네 딸을 그대로 두고 볼 것 같아? 내가 주성호에게 이혼하지 않는 조건으로 너희 모녀를 주씨 가문에서 쫓아내달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거절할까? 넌 똑똑한 사람이잖아. 뭐가 너한테 이익이 되는지, 잘 알겠지. 그러니까 생각해 봐. 날 주씨 가문에서 내쫓는 일, 너한테는 해가 될 게 없어." 장미숙은 입술을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만약 언니가 일부러 함정 파고 성호 오빠가 날 싫어하게 만들려는 거라면?" 그러자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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