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장
심자영은 아이의 모자가 살짝 벗겨지며 드러난 거즈 자국을 보고 이마에 상처가 있는 걸 알아차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입가와 뺨, 심지어 눈가에도 멍 자국이 보이는 것이 누가 봐도 뺨을 맞은 흔적으로 이건 명백한 학대였다.
심자영은 그대로 얼어붙은 듯 작은 아이의 모습만 멍하니 바라봤다.
가슴 한켠이 무너지는 듯 아프고 눈물은 어느새 두 눈을 가득 채운 채 흘러내렸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왜 방금 전 아이가 그 작은 소리에도 본능처럼 머리를 감싸며 탁자 아래로 숨어들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랬구나. 이래서였구나.’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렇게 어린아이에게 이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는 걸까.
그녀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또다시 놀라게 할까 봐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런 그녀를 현설영은 까만 포도알 같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심스레 바라보았다.
예쁜 언니의 얼굴에 맺힌 눈물과 그 표정에 담긴 낯익은 안쓰러움에 언제나 긴장돼 있던 작은 어깨가 조금 내려앉았다.
‘이 언니, 좋은 사람인 것 같아.’
그 눈빛을 현설영을 여러 사람에게서 본 적이 있었다.
이런 눈빛을 가진 이들은 모두 착했고 늘 자기를 도와주려고 했었다.
심자영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걸 본 현설영은 주머니 속을 뒤적이다가 조심스럽게 새 손수건 하나를 꺼냈다.
여전히 두려움이 남은 눈빛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두 발짝 다가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언니, 이거 써요.”
아이의 여린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울렸다.
심자영은 고개를 들어 자신 앞으로 다가온 작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참았던 눈물이 다시금 터져 나왔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몸을 낮췄다.
혹시라도 자신이 서 있는 모습이 현설영에게 부담이 될까 봐, 또다시 겁을 주게 될까 봐.
현설영은 더는 무섭지 않았다.
심자영이 무릎을 굽히자 용기를 내어 손수건을 들고 그녀의 뺨에 맺힌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언니, 나 때문에 울어요?”
현설영이 조용히 물었다.
“옆집 아주머니도 처음에 저 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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