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장
주성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밀어냈고 심지어 손끝으로 만지거나 위로의 말 한마디조차 없었다.
장미숙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설마… 내가 이제 이렇게까지 매력이 없어진 거야?’
분명 예전에는 주성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이 남자는 근육이 긴장해지며 미묘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조금의 반응도 없는 걸까.
억눌러왔던 분노와 서운함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표정을 감추며 자신이 방금 한 행동이 유혹이었다는 걸 주성호가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억울한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의도 아니었어. 그냥 다리 다친 거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다리가 다친 건 주성호가 현장에 왔을 때 이미 본 상태였다.
그제야 주성호의 굳어 있던 이마 주름이 조금 풀렸다.
그는 앞좌석 기사에게 명령했다.
“앞 칸막이 올려.”
운전기사는 한시름 놓인 듯 서둘러 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칸막이가 올라가며 공간이 분리됐다.
주성호는 장미숙을 바라보며 손짓했다.
“어디 다쳤어? 한 번 봐봐.”
예상치 못한 반전 상황에 장미숙의 눈빛이 순간 빛나더니 부끄러운 듯 몸을 비틀며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움직임에 따라 치마가 위로 말려 올라가며 한층 더 많은 피부가 드러났다.
하지만 주성호는 그런 것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다친 부위를 차분히 살펴봤다.
스타킹은 이미 찢겨 있었고 하얀 종아리에는 핏자국이 번져 있었다.
날카로운 것에 긁힌 듯 남겨진 상처였다.
상처는 생각보다 깊지 않았지만 피가 여기저기 묻어 있어 다소 심각해 보였다.
소독과 봉합은 병원에서 받아야 할 듯했다.
그 순간, 주성호의 머릿속에 또 다른 얼굴이 떠올랐다.
핏자국 속에 쓰러져 있던 추영자의 모습.
집에 돌아왔을 때, 방 안의 피는 이미 치워져 있었고 그녀의 손목은 꿰맨 자국으로 감싸져 있었다.
하지만 공기 속에 남아 있던 은은한 피 냄새, 핏기 없는 얼굴, 그리고 피가 스며든 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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