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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장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병원 부원장은 곧바로 원장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장은 다른 일로 직접 나올 수 없자, 대신 자신이 전담해 상황을 지켜보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제 주성호까지 직접 나서서 강하게 압박하자 부원장은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하느님, 제발... 이 귀한 분이 우리 병원에서 무사히 깨어나게 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주 회장이 병원을 통째로 날려버릴지도 몰라요...’ 그때 장미숙이 조심스럽게 주성호의 손을 잡았다. “성호 오빠, 너무 걱정하지 마. 경민이는 하늘도 돕는 아이라서 분명 무사할 거야.” 하지만 주성호는 싸늘한 얼굴로 그녀를 흘끗 쳐다볼 뿐이었다. 장미숙은 그 냉랭한 시선에 움찔하며 손을 거두더니 더는 말을 잇지 못한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수술실 문 옆에 서 있는 추영준에게 옮겨갔다. 장미숙은 그 앞으로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추 실장님, 오늘 저녁 경민이를 데리러 갔었죠? 그런데 경민이는 왜 묘원에서 나온 후 혼자 운전했죠? 혹시 우리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아니에요?” 말하면서 그녀는 은근히 의미심장한 눈빛을 던졌다. “혹시 심자영 때문 아닌가요? 이번에 경민이가 유리와의 약혼을 미루고 떠난 건, 분명 그 아이의 소식을 찾으러 간 거 아니에요? 심자영은 아직도 고집을 부리며 돌아올 생각을 안 하나요?” 추영준은 단순히 묻는 척하는 장미숙의 의도를 곧바로 읽어냈다. 그녀의 말은 얼핏 단순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온통 심자영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계략이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그거였다. 주경민이 마음이 괴로워 사고를 낸 게 심자영 때문이라는 암시. 옆에 있던 주성호의 시선이 추영준에게로 향했다. “추 실장, 자영이는 같이 돌아오지 않았나?” 사실 주성호가 마음만 먹으면 심자영의 행적을 파악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녀가 봉사활동에 참여 중이라는 사실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아들이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는 듯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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