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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장

“대표님 걱정하시는 마음은 안다만 안심하세요. 대표님은 정말 괜찮으세요. 떠나시기 전 저에게 혹시 자영 씨한테서 연락이 오면 우선은 저한테 대신 처리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요즘 회사 업무에 문제가 생겨 저희 모두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대표님께서도 자영 씨를 챙길 틈이 없으셨던 것 같아요.” 이 설명은 겉으로는 그럴듯했다. 이모는 예전에 조만간 이모부에게 이혼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일이 공개되면 이모부는 분명히 불쾌해하며 세은그룹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은그룹의 자금 상황은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하지만 세은그룹은 그런 일 하나로 당장 무너질 회사가 아니었다. 기한 내에 새로운 협력사를 찾기만 한다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고, 다만 그 과정이 조금 힘들 뿐이었다. 손주영이 처음부터 이 정도 설명만 했더라면 심자영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미 불신이 자리 잡은 상태였다. ‘아무리 바빠도 이모가 나에게 문자 한 통 보낼 시간도 없다는 건 너무 이상해...’ 심자영은 계속 캐묻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희미하게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멀리서 들려오는 듯했지만 그녀는 분명히 알아들었다. “손 비서님, 임 부대표님께서 사무실로 오라고 하십니다.” “네, 곧 가겠습니다.” 손주영이 서둘러 대답했다. 목소리가 살짝 먹먹하게 들린 걸 보니 수화기를 손으로 막은 듯했다. 곧이어 다시 이어진 손 비서의 목소리가 심자영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자영 씨, 저도 이제 업무 보러 가봐야 하니 다른 용무 없으시면 오늘은 이만 끊을게요. 요즘 회사가 정말 바쁘니 부디 양해 부탁드려요.” 심자영은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손주영의 지친 목소리가 귓가에 남았다.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회사 사람들이 여전히 야근 중인 걸로 보아 세은그룹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 순간 확 마음에 와닿았다. “죄송해요.” 심자영은 관자놀이를 손끝으로 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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