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장
만약 자신이 해성시로 돌아간다면 주경민이 있는 병원에도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비록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주경민은 그녀를 열다섯 해 동안 돌봐주며 한 손으로 키워낸 사람이다.
그에게 진 빚은 이제 갚을 수조차 없다.
그리고 심자영은 정말로 매정하게 등을 돌린 채 주경민을 모른 척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주경민이 자신에게 해준 것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감정은 사랑과는 달랐고 은혜와 혈연에 가까운 것이었다.
심자영은 과거 자신의 태도를 생각하면 지금 아무리 말해도 허수빈은 그녀가 이제는 주경민에게 미련이 없다는 걸 쉽게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아직 확실하지 않아. 이모가 괜찮다면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내가 해성에 가게 된다면 병원에는 들를 것 같아.”
심자영의 대답에 허수빈은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 잠시 말이 끊겼다.
예전에 전화로 심자영과 긴 대화를 나눈 이후, 두 사람은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그 시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기도 했지만 심자영은 끝내 말하지 않았다.
왜 갑자기 주경민을 포기했는지, 왜 손을 다쳤는지, 왜 홀로 시골로 봉사활동을 떠나게 됐는지...
허수빈이 물어볼 때마다 심자영은 늘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다 지난 일이라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그것은 심자영이 자신의 아픈 과거를 꺼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허수빈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록 심자영은 몇 번이나 손이 다친 건 주경민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허수빈은 한 번도 믿지 않았다.
만약 주경민이 정말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면 심자영이 그렇게까지 포기하고 떠났을 리 없었다.
허수빈이 아는 심자영은 늘 강인하고 단호한 성격으로 머리를 벽에 부딪쳐 깨닫기 전까지는 절대 돌아서지 않는 성격이었다.
분명히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었기에 심자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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