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서예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녀는 박시우가 오늘 친구들과 만나는 걸 알고 있었다.
박시우의 시선이 문득 서예은의 손으로 향했다. 희고 가느다란 손이 빨개졌고 흐릿한 조명 아래서도 단번에 눈에 띄었다.
그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괜히 욱했다.
“손이 왜 그래?”
이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예은은 흠칫 놀라더니 손을 뒤로 감추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아, 실수로 뜨거운 차에 뎄어요.”
서지안이 고의로 그런 건지 몰라도 차가 너무 뜨거워서 입에 대지도 못했다.
박시우는 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세면대 앞으로 다가가 찬물을 틀어 씻어냈다.
진지한 표정은 마치 아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다루었다.
크고 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감쌌다.
차가운 물줄기가 후끈거리는 손등에 닿자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서예은의 얼굴에 번진 열기까지 식히지는 못했다.
“아파?”
박시우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시선은 단 한 순간도 그녀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서예은은 고개를 저었다.
“이젠 안 아파요.”
사실 아직도 따끔거렸지만 박시우의 진지한 옆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정도 통증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박시우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이렇게 뜨거운 차를... 조심하지 그래.”
서예은은 입술을 달싹였다. 서지안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는 말은 끝내 꺼내지 못했다.
괜히 그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직원이 온도를 체크 안 하고 가져다줬나 봐요.”
이내 무심하게 말했다.
박시우는 그녀를 힐긋 바라보았다. 그윽한 눈빛은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곧이어 물을 잠그고 슈트 안주머니에서 남색 손수건을 꺼내 서예은의 손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집에 화상 연고 있어. 끝났어? 이제 가도 돼?”
박시우가 입을 열었다.
서예은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김 대표님이 사인을 안 했거든요.”
김인후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주현진에게 더는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오늘 반드시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박시우는 미간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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