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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예은 씨, 살려줘요...” 유서원은 서예은을 보자마자 구세주라도 만난 듯 손을 뻗으며 다가갔다. 서예은은 갑작스러운 광경에 깜짝 놀랐다. 유서원의 목소리만 아니었으면 대낮에 좀비라도 마주친 줄 알았을 정도였다. “서원 씨, 괜찮아요?” 서예은의 말투에 걱정이 가득했다. “괜찮아요, 그냥 좀 졸려서 그래요. 예은 씨 부서 휴게실에 가서 커피 한 잔만 타 줘요.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될 거예요.” 유서원은 그렇게 말했지만 서예은의 눈에는 딱히 졸려 보이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때 인훈이 손에 약상자를 든 채 급하게 다가왔다. “유서원 씨, 이건 박 대표님이 챙겨주시라고 한 겁니다. 어제 유서원 씨가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셔서 두통이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인훈이 약을 내밀자 유서원은 약을 받으며 혼잣말로 중얼댔다. “그래도 양심은 있네.” 유서원이 서예은을 돌아보며 말했다. “예은 씨, 미안하지만 커피 좀 부탁할게요. 약이랑 같이 마시려고요.” 서예은은 입꼬리를 살짝 떨며 속으로 생각했다. ‘커피랑 약이랑 함께 먹는다고?’ 그 순간, 시야 한쪽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순간 멈칫한 서예은의 눈에서 의심스러운 빛이 스쳤다. ‘누가 구석에 숨어 있는 거지? 박시우는 아닌 것 같은데... 박시우라면 애초에 숨어 있을 이유가 없지. 당당하게 나오면 되잖아.’ “예은 씨, 부탁할게요.” 유서원이 또 한 번 애타게 부탁하자 서예은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 컵에 물을 떠 왔다. “어? 왜 물이죠?” 유서원이 힘없이 투덜댔다. “커피로 약을 드시는 건 안 좋아요. 일단 물로 약부터 먹고 좀 나아지면 그때 커피 드세요.” “그래요, 뭐 어쩔 수 없죠.” 유서원은 그렇게 말하고 물로 약을 삼켰다. 조금 지나자 유서원의 얼굴이 확실히 편해졌다. “어제 미팅하느라 상대방과 술을 좀 마셨거든요. 머리가 깨질 것 같더니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정말 조금 마신 거예요?” 서예은이 의미심장하게 묻자 유서원의 미소가 살짝 굳어지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저도 원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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