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여사님 앞에서 입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경고해야겠네.’ 이때 서예은이 피팅룸에서 나왔다. 하늘색 원피스는 그녀의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우아한 분위기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정미정은 눈을 번쩍이며 칭찬을 연발했다. “예은아, 정말 예쁘구나. 이 원피스 너한테 딱이야.” 서예은은 미소를 지으며 한 바퀴 돌았다.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어머님의 안목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정미정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점원에게 말했다. “이건 우리가 살게요. 포장해 주세요.” 송미진은 한쪽에 서서 서예은과 정미정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속이 뒤집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시각 서지안도 눈을 굴리며 상황 파악했다. 그녀는 정미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송미진이 극진히 모시는 모습을 보고 분명히 높은 분이겠거니 추정했다. ‘정 여사... 설마 경성 최고 재벌가 박씨 가문의 사모님?’ 그 생각이 문득 떠오른 서지안은 의문이 가득 찬 눈으로 서예은을 바라봤다. 송미진은 인사 한마디 없이 줄곧 자신을 무시하는 서예은의 태도가 화가 났다. ‘어른한테 버릇없이 이게 뭐야. 하여튼 천박해.’ 송미진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걸 서지안이 눈치챘다. 그녀는 송미진이 화가 난 것을 알아채고는 급히 차 한잔을 들고 다가갔다. “어머님, 오래 걸으셔서 피곤하시죠? 잠시 쉬면서 차 한잔 하세요.” 이 브랜드 매장에 차와 과일, 고급 간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송미진은 그녀의 대우가 마음에 드는 듯 한껏 들뜬 기분으로 소리높여 말했다. “우리 지안이는 착하기도 하지. 얼굴이 예쁜 데다가 어쩜 어른한테 예의도 발라. 우리 아들이 복이 많다니까? 버릇없게 구는 누구랑은 참 다르네.” 줄곧 서예은을 노려보는 그 눈빛과 서예은의 전 남자 친구가 주씨라는 생각이 떠오른 정미정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우리 예은이 들으라고 일부러 한 말이네.’ 정미정은 누구도 서예은을 괴롭히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여사님, 이분은 누구시죠?” 정미정이 서지안을 가리키며 묻자 송미진은 자랑스럽게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