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인 비서는 서둘러 태블릿을 건넸다.
화면에는 아침부터 퍼지고 있는 그 흐릿한 사진들이 떠 있었다.
사진 속 박시우와 송희정은 나란히 문 앞에 서 있었고 특히 송희정은 잠옷 차림이어서 괜히 오해를 살 만했다.
박시우는 사진을 힐끗 보더니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이런 파파라치들은 진짜 어디든 기어들어 오네.”
박시우는 차갑게 중얼거린 후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홍보팀에 연락해. 이따위 전혀 사실이 아닌 가짜 뉴스가 더 이상 퍼지지 않게 조치해.”
‘젠장, 대체 어느 언론이 이렇게 대담하게 굴지?’
인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박 대표님, 공식 입장문을 내는 게 어떨까요? 이번 일로 회사 이미지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모님 쪽에서 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서예은 이야기가 나오자 박시우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박시우의 말투도 조금 전보다 부드러워졌다.
“입장문은 너희가 알아서 해. 나랑 송희정은 단순한 업무 관계라는 점만 확실하게 해두고. 그리고 우리 아내는...”
박시우는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직접 해명할 거야.”
박시우의 표정에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서예은이 이 뉴스를 봤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지수였다.
질투할 가능성도 충분히 컸다.
하지만 정작 서예은은 전혀 그런 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다.
디자인 초안 마무리 작업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오후 세 시쯤, 송희정이 회사로 찾아왔다.
사실 송희정이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서예은이 디자인 도면을 메일로 보내도 되었지만 송희정은 꼭 직접 오겠다고 고집했다.
그래서 서예은은 미리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세 시 반쯤 되자 송희정이 느긋하게 들어섰다.
약속한 시간보다 많이 늦었지만 송희정은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서예은은 송희정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당당하게 말했다.
“송희정 씨, 이쪽에 앉으세요.”
송희정은 서예은을 쭉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서 디자이너답네요. 벌써 디자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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