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이런 수모는 정말 그대로 삼키기 힘들었다.
서예은의 태연한 태도를 보니 송희정은 속이 더 뒤틀렸다.
그래도 서예은이 SW의 제자라는 걸 감안해서 억지로 참기로 했다.
“그래요. 그러면 그냥 제품으로 완성해 주세요. 어쨌든 SW의 제자라면서요.”
말인즉 서예은이 아니라 서예은의 스승님 체면을 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의미였다.
그런 뉘앙스를 모를 리 없는 서예은은 담담하게 말했다.
“송희정 씨, 억지로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음에 드신다면 제작해 드릴 테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말씀드렸듯이 다른 분을 찾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마자 송희정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지금 내 주문을 안 받겠다는 거야? SW 제자라는 명분으로 갑질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서 디자이너, 고객한테 이게 무슨 태도예요?”
송희정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희정 씨, 전 그저 상황에 맞게 말씀드린 겁니다.”
서예은 역시 무덤덤한 얼굴로 받아쳤다.
“됐어요. 서 디자이너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더 이상 붙잡을 이유는 없겠네요. 애초에 당신 스타일은 내 취향도 아니었어요.”
송희정은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사실 송희정의 마음속에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혹시라도 이 디자인이 인기를 끌게 되면 사람들이 디자이너를 추적할 게 뻔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서예은이 더 유명해지고 자신은 그저 서예은의 얼굴마담이 되는 셈이었다.
송희정 자신도 이제는 제법 이름 있는 공인인데 굳이 서예은을 띄워줄 이유가 없었다.
애초에 서예은을 찾은 것도 그녀를 기세로 눌러보려는 의도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서예은이 지금 저렇게 고고한 척 거절해 주니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송희정이 다른 사람을 찾으면 그만이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송희정 씨.”
서예은은 예의 바르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앞으로 절대 엮이지 않길 내심 바랐다.
“그렇게 하죠. 아, 서예은 씨, 오늘 실시간 검색어를 보셨죠? 어제 제가 팬한테 따라붙는 바람에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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