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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함정달콤한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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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서예은은 자리에 앉고 나서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새하얀 식기들과 투명한 와인잔 두 개, 그리고 82년산 보르도 와인을 발견했다. 박시우에게 이런 섬세한 면이 있다는 걸 깨달은 서예은은 살짝 놀랐다. 사실 둘이서 그냥 밥만 먹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준비할 줄은 진짜 예상하지 못했다. 잠시 후, 박시우는 마술이라도 부리듯 옆 테이블에서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가져왔다. 박시우는 서예은 앞으로 걸어오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널 위해 꽃다발을 준비했어. 마음에 들어?” 서예은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꽃을 받았고 터져 나오는 감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이 남자가 꽃을 준 게 아마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서예은은 꽃향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은은한 향이 서예은의 코끝을 스치며 기분이 상쾌해졌다. “응, 너무 마음에 들어.” 서예은은 조금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고개를 들어 박시우를 바라보니 흑요석처럼 깊고 그윽한 눈동자에 괜히 빨려 들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박시우는 부드럽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오늘 저녁은 마음껏 즐겨.” 이윽고 웨이터가 두 사람 앞에 베고산 채끝 스테이크를 정성스럽게 내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비주얼의 스테이크는 서예은의 코끝을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 서예은은 조심스럽게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우아하게 한 조각을 썰어 입에 넣었다. 순간 입안에 가득 퍼지는 육즙과 살살 녹는 그 고소한 숯불 향에 서예은은 스르르 눈을 감았다. 박시우는 서예은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맛은 어때?” 서예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무 맛있어.” 박시우는 살짝 웃으며 와인잔을 들어 천천히 와인을 흔들고는 잔을 들어 올렸다. “우리의 인연을 위하여 건배.” 서예은도 잔을 들어 박시우의 잔과 살짝 부딪혔다. 맑고 투명한 소리가 조용히 레스토랑에 울려 퍼졌다. 서예은이 와인을 한 모금 마시자 진한 풍미 속에 과일 향과 오크통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감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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