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유채하가 가볍게 눈썹을 치켜세웠고 울타리 밖에서 서현우의 바이크가 미끄러지듯 멈추며 흙먼지가 하늘로 날렸다.
백미러 속에서 유채하는 서현우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걸 보고 꽃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따라붙은 당신 애완견은 사유지 개념이 없나 봐.”
배승호가 비웃으며 보안팀에 전화를 걸었다.
“저 자식을...”
그때 유채하가 그의 휴대폰을 눌러 끊었다.
“둘만 노는 것보다 셋이서 노는 게 더 재미있지 않겠어?”
그녀가 차에서 내리자 바람 속에 붉은 드레스가 활짝 펼쳐졌다.
서현우는 이미 울타리를 넘어 들어와 있었고 햇볕에 탄 피부 위로 땀이 흘러내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유채하! 도대체 무슨 짓이야!”
그녀 앞을 막아선 건 배승호였다.
“입조심해.”
그러자 서현우의 주먹이 곧장 날아들었고 유채하가 옆으로 비켜서자 두 남자가 그대로 부딪쳤다.
주먹이 스치며 배승호의 뺨이 붉게 물들었고 금테 안경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만.”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두 사람 모두 동작을 멈췄고 유채하는 몸을 숙여 안경을 집어 들었다.
치맛자락으로 렌즈를 천천히 닦은 뒤 직접 그의 얼굴에 씌워주었고 그 친밀한 손길에 서현우의 눈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나 말 탈래.”
유채하가 불쑥 마구간 속 가장 사나운 검은 아라비안 말을 가리켰고 배승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 말은 아직 조련도 안됐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현우는 이미 마구간으로 뛰어 들어가 능숙하게 마구를 채웠다.
“내가 같이 탈게.”
배승호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고 정장 단추를 풀어 헤치며 말했다.
“내가 해.”
팽팽히 맞선 두 남자를 보며 유채하가 피식 웃었다.
“그럼 셋이 같이 타면 되잖아.”
반 시간 후, 검은 말이 초원을 질주했고 맨 앞자리에 앉은 건 유채하, 그 뒤를 감싼 건 배승호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움켜쥔 서현우였다.
“손 치우지.”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배승호가 말했지만 서현우는 오히려 팔에 힘을 더 줬다.
“네가 뭔데 간섭이야.”
그 순간 유채하가 말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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