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가벼운 위염 증상이 있고, 빈혈, 그리고 피로가 많이 쌓였네요.”
의사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음식에 신경 써야 하고 휴식이 필요합니다. 안 그러면 더 심해질 겁니다.”
유채하는 결과서를 잠깐 살펴보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약 주세요.”
강이현은 자기도 모르게 셔츠 밑부분을 꽉 잡았다.
“주인님, 이 정도는... 제가...”
유채하는 바로 그의 말을 잘라 버렸다.
“닥쳐.”
그리고 의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사람 옆에 영양사를 붙여서 하루 세끼 식단도 짜세요.”
강이현은 유채하를 멍하니 바라보았고 귓속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지금까지 강이현의 몸을 걱정해 준 사람은 오직 유채하뿐이었다. 강이현의 엄마는 병 때문에 항상 침대에 누워 계셨고 아빠는 일찍 돌아가셔서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는 게 이미 습관처럼 몸에 배었다.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침묵이 흘렀다.
강이현은 빠르게 뒤로 지나가는 차창 밖의 경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유채하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뭐가?”
“주인님께서... 제 몸 상황을 걱정해 주셔서요.”
그의 목소리는 아주 가벼웠지만, 그 속에 담긴 수줍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유채하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내 거잖아. 네가 고장 나면 누가 날 모시겠어? 서현우?”
강이현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유채하는 곁눈질로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는 것을 발견했다.
차가 집 앞에 도착했고 강이현은 안전벨트를 푼 다음 잠시 망설이다가 갑자기 유채하의 곁으로 다가갔다.
유채하는 눈썹을 까닥이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강이현은 숨소리가 거칠어졌고 유채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모든 용기를 긁어모았다.
“주인님, 저기...”
그는 반응을 살펴보듯이 손끝으로 유채하의 손등을 가볍게 찔렀다.
유채하는 눈을 가늘게 뜬 채로 갑자기 손을 내밀어 강이현의 목덜미를 잡고 가까이 당겼다.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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