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강이현은 태도가 돌변한 엄마를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엄마, 일단 쉬고 있어. 치료비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그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가득했고 치료비 때문에 며칠 동안 동분서주한 탓에 체력과 정신력 모두 바닥난 상태였다. 하지만 강정숙은 아들의 손목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 “방법? 네가 무슨 방법이 있어!” 그녀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현아, 엄마는 이제 정신 차렸어... 채하는 우리 은인이야. 그러니까 네가 가서 채하한테 잘 좀 말해봐...” 강이현은 손을 빼내고 믿기 힘든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어제까지 분명...” “어제는 내가 미쳤었나 봐!” 강정숙은 다급히 말을 잘랐다. “이제 진짜 정신 차렸어. 채하 같은 여자가 널 좋아하는 건 네 행운이야.” 그리고 말하는 한편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려 했지만, 강이현이 잡았다. “움직이면 안 돼. 상처가 찢어져.” 하지만 강정숙은 밀어내고 말했다. “너 진짜 안 갈 거야? 그럼, 내가 갈 거야!”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섰고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다리가 풀리며 쓰러질 뻔했다. 강이현이 다급히 부축하려 했지만, 강정숙은 그의 손길을 뿌리쳤다. “놔! 난 너 같은 아들을 낳은 적 없으니까!” 측정기 모니터에서 경고음이 울리자 간호사와 의사들이 달려왔다. “환자분이 흥분하셨습니다! 가족분께선 잠깐 나가주세요!” 강이현은 결국 병실 밖으로 쫓겨났고 복도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몰랐다. 유채하는 이틀째 답장이 없었고, 그 내기는 가시처럼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박혔다. 강이현은 휴대폰을 들고 익숙한 번호를 바라보며 손가락이 통화 버튼 위에서 맴돌았지만, 차마 누르지 못했다. “강이현 씨?”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전에 엄마를 돌봐주던 VIP 담당 간병인 장미란이었다. “아줌마...” 강이현은 억지로 미소를 짜냈다. 장미란은 병실 문을 힐끔 바라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