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그날 밤, 배승 그룹 대표사무실.
배승호는 금테 안경을 벗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책상 위에는 가문 내부 권력 다툼에 관한 보고서가 쌓여 있었다.
“배 대표님.”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유채하 씨 쪽에서... 또 소식이 왔습니다.”
배승호가 고개를 들었다.
“뭘 좋아한대?”
비서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게... 전부 마음에 든다고 하셔서...”
“그래서?”
“그래서 브로치는 정원사한테, 팔찌는 주방 아주머니께, 한정판 가방은 기사님 딸한테...”
비서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배승호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펜촉이 서류 위를 새카맣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비서는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저희가 유씨 그룹에 심어둔 사람 보고에 따르면, 유채하 씨가 최근 강이현이라는 대학생을 특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직접 입사시키고, 파격 승진까지 시켜 투자분석부 팀장으로...”
배승호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비서가 한 장의 서류를 내밀었다.
“오늘 촬영한 사진입니다. 유채하 씨가 강이현 일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데, 두 사람 관계가 꽤 가까워 보입니다.”
사진 속에는 유채하가 강이현 자리 옆에서 몸을 숙이고 화면을 가리키고 있었다.
강이현의 귀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유채하를 바라보는 눈은 존경심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는 배승호의 눈은 점점 차갑게 어두워졌다.
배승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B계획을 실행해.”
배승호는 짧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비서가 조심스레 물었다.
“배 대표, 그 물건들은...”
“계획대로 진행해.”
배승호는 다시 안경을 쓰고 입꼬리를 올렸다.
“유채하한테 큰 선물 보내야지.”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유씨 그룹 꼭대기 층 사무실로 쏟아졌다.
유채하는 창가에 서서 도시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에는 막 도착한 재무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유채하는 그 재무 보고서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 배승 그룹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와 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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