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회의실 대형 스크린에 깊은 밤, 주 이사장이 재무실에 몰래 들어가는 영상, 이 이사장이 경쟁사 임원과 은밀히 만나는 영상, 왕 이사장이 회사 자금을 빼돌려 호화 저택을 사들이는 영상 등 영상들이 차례차례 재생되었다.
순간, 이사장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고, 일부는 벌벌 떨기까지 했다.
“이 증거들은 이미 경찰에 제출했어요.”
유채하가 차갑게 말을 이었다.
“이제 스스로 사임하시길 바랍니다. 아니면...”
끝까지 말하진 않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누구나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유씨 그룹은 이사회를 재조직하고 유채하가 계속 대표직을 맡는다는 새로운 공지를 발표했다.
소식이 퍼지자마자 주가는 급반등했고, 심지어 이전보다도 3% 더 올랐다.
대표실에서 유채하는 통유리 앞에 서서 불빛으로 물든 도시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리에 그녀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비쳤는데, 붉은 드레스는 어두운 야경 속에서 유난히 또렷했다.
“주인님, 전부 정리했어요.”
강이현이 서류 뭉치를 들고 들어왔다.
“일곱 명은 자진 사임했고, 세 명은 기소됐습니다. 공석은 신뢰할 만한 인물로 채웠습니다.”
유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넘겨받았다.
“배승호가 좋은 자료를 넘겨줬어.”
강이현은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
“그 사람이 왜 저희를 도와준 걸까요?”
“우리를 도운 게 아니야.”
유채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내 손 빌려서 자기 경쟁자들을 정리한 거지. 그 이사장들, 배씨 가문 사생아랑 몰래 손잡고 있었거든.”
강이현은 생각에 잠겼다.
“그럼, 배씨 가문을 계속 파볼까요?”
“아냐, 필요 없어.”
그녀는 불쑥 그의 앞으로 다가서더니, 그의 넥타이를 매만졌다.
“오늘 아주 잘했어.”
순간, 강이현은 숨이 멎더니, 귓불이 금세 붉게 물들었다.
“제가 해야 할 일일 뿐인걸요.”
유채하는 작게 웃으며 속삭였다.
“너무 착하네. 상이라도 줄까?”
그는 침을 삼키며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주인님이 주시는 거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공기가 점점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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