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비둘기의 모습이 숲속으로 사라졌다.
유채하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뇌리에 날카로운 전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고! 숙주의 비정상적 행동 감지, 숙주가 임의로 시스템 연결을 끊음! 강제 개입 프로그램을 시작!]
시스템의 목소리는 차갑고 기계적이었다.
유채하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강렬한 현기증을 느꼈다.
눈앞의 풍경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얘기 좀 해. 최소한 네가 대체 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시스템은 숙주에게 최적의 공략 방안을 제공하는 외장 프로그램입니다. 방금 그 여자는 사기꾼입니다! 99번째 숙주는 임무 실패로 이미 제거되었습니다.]
시스템의 어조는 평소의 전자음으로 돌아왔지만 명백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유채하는 두통을 참으며 차를 갓길에 세웠다.
그녀는 좌석에 기대어 허약한 척했다.
“그래? 정말 사기꾼이라면 어떻게 시스템에 대해 알지?”
[그 여자는 그저 잔류 데이터 조각일 뿐입니다. 그리고 실패자들은 항상 거짓말을 꾸며내죠! 본 시스템은 외장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간절히 원하는지 모릅니다. 숙주가 고집을 부린다면 기억 삭제 모드를 실행하는 걸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며칠 동안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할 겁니다.]
유채하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지만 재빨리 말을 돌렸다.
“네 말이 맞아. 그 여자는 수상해 보였어. 실패자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 넌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는데...”
그녀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며 손가락으로 몰래 핸들을 움켜쥐었다.
[숙주가 이해해 줘서 다행입니다.]
시스템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누그러졌다.
[지금 바로 정상적인 공략 루트로 돌아가세요.]
“하지만...”
유채하는 일부러 망설이는 척했다.
“방금 그 제거 프로그램은 너무 무서웠어. 혹시 나를 다치게 하면 어떡해?”
[그것은 필요한 안전 조치입니다.]
“너도 어쨌든 시스템인데 미리 경고해 줄 수는 없어?”
유채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갑자기 그렇게 나오면 내가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잖아. 그럼 시스템은 헛수고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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