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회사가 여러분을 부른 건 일 하라는거지 뒷말하라고 부른 게 아니에요.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알아서 사표 내고 나가세요.”
강이현의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유채하는 세 명의 IT 직원이 연기 나는 컴퓨터 앞에서 진땀을 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강이현은 옆에 서서 태블릿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는데 미간은 한껏 찌푸려져 있었다.
“주인님.”
그녀가 온 것을 본 강이현은 순간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반가움이 스쳤다.
“어떻게 왔어요?”
유채하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나가도록 손짓하고는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여기 무슨 문제라도 생겼다고 들었는데?”
강이현은 입술을 깨물며 태블릿을 그녀에게 건넸다.
“하드디스크의 암호화 방식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어요. 모든 일반적인 해킹 방법을 시도해 봤는데, 결과는...”
태블릿에는 분석 보고서가 표시되어 있었다.
빽빽한 데이터와 그래프 속에서 특정 디지털 서명이 붉은색으로 강조되어 확대되어 있었다.
그것은 유채하가 정소희의 컴퓨터에서 봤던 바로 그 서명이었다.
“해킹을 시도할 때마다 컴퓨터는 즉시 멈췄고 메인보드까지 타버렸어요.”
강이현의 목소리에는 좌절감이 묻어났다.
“벌써 장비 일곱 대를 망가뜨렸어요.”
유채하는 생각에 잠긴 듯 태블릿 가장자리를 쓰다듬었다.
[경고! 위험 데이터 감지! 즉시 파기!]
시스템의 목소리가 갑자기 뇌리에 울렸다.
유채하는 두통을 참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여기까지만 해. 하드디스크는 일단 네가 갖고 있고 당분간 계속 해킹하지 마.”
그녀는 태블릿을 강이현에게 돌려주다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강이현과 접촉하면 시스템의 반응이 평온해지고 두통도 사라졌다.
강이현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숙주! 즉시 하드디스크를 회수하고 파기하십시오! 이것은 명령입니다!]
시스템이 그녀의 뇌 속에서 끊임없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말 들어.”
유채하는 손을 뻗어 그의 넥타이를 매만지다 손가락 끝이 그의 목울대를 무심코 스쳤다. “이 일은 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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