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정해진 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임유라도 육상철도 은선희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냐는 의심이 흘러나왔다.
“시훈아, 전화 한번 해봐. 왜 안 오는 거야?”
누군가가 제안했다.
“맞아, 임유라가 너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늦을 리가 없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육시훈은 불쾌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냈다가 30분 전 임유라에게서 온 메시지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메시지를 열자마자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눈살을 잔뜩 찌푸린 그의 얼굴은 서늘한 빛으로 가득 찼다.
옆에 있던 친구들이 그의 변화된 분위기를 눈치채고 물었다.
“왜 그래, 시훈아? 진짜 무슨 일이라도 있어?”
육시훈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임유라가 오늘 영상을 공개한다는 걸 알아차리고 선물부터 뜯어보라고 해. 얄팍한 수작이야. 안 오면 내가 안 틀 줄 아나?”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서둘러 메시지를 확인했다.
“알아차렸구나. 그 여자도 제법인데.”
“하지만 영상은 우리 손에 있는데 뭐가 두려워?”
“잠깐. 시훈아, 네 가족이 왔어. 임유라는 정말 안 올 것 같은데 우리 영상 틀까?”
멀리서 육상철과 은선희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와 미소를 띤 얼굴로 앞줄 주빈석에 앉았다. 그들은 늦은 이유를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듯했다.
육시훈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육상철과 은선희가 서로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에 시선을 멈췄다.
그의 친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아버지는 마치 낯선 사람처럼 차갑게 대하며 그런 다정한 모습은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은선희가 계모가 되었을 때야 비로소 그는 어머니의 죽음이 모두 아버지를 빼앗은 이 여자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임유라의 동영상을 찍은 것도 은선희에게 복수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내연녀의 딸도 똑같이 추잡한 년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주려는 심산이었다.
육시훈은 한참을 그들을 바라본 끝에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공개해야지.”
그는 동영상을 업로드한 뒤 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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