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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강희진은 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가는 길에 나를 버리고 가지 않은 걸 보니, 그나마 양심은 남아 있나 보네. 그랬더라면 내가 귀신이 되어 끝까지 따라붙었을 터.’ 그녀는 선우진의 등을 바라보며 조용히 이로 씹는 시늉을 했다. 물론 선우진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잠시 뒤, 선우진이 문득 몸을 돌리며 말했다. “채비를 하거라. 내일 아침 일찍 길을 떠날 것이다.” 목소리는 한층 차가웠다. “소첩, 명 받들겠나이다.” 강희진은 고개를 조아리며 허리를 굽혔다. 선우진은 아무 말 없이 그녀 곁을 스치듯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강희진은 마당 한쪽에 한참을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 한편 경성 외곽.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숲 사이, 검은 그림자 하나가 번개처럼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날았다. 이윽고 그는 성황당 앞에 착지하더니 곧장 안으로 들어가 납작 엎드렸다. “주상.” “아직도 소식이 없단 말이냐?” 어둠 속에 서 있는 사내는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음성은 냉철하고 위압적이었다. 검은 옷의 자가 숨을 죽이며 보고했다. “선우진이 절벽 아래로 떨어진 뒤로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혹 이미...” “내가 뭐라 했느냐. 살아 있으면 사람을, 죽었으면 시체를 찾아오라 하지 않았더냐.” 사내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한 글자 한 글자 짓씹 듯 뱉어냈다. 마치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기세였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인이 무능한 탓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검은 옷의 자가 몸을 더욱 낮추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벌이라? 네놈이 무슨 목숨을 더 갖고 있어서 벌을 받겠다는 것이냐.” 사내는 코웃음을 치며 짐짓 여유롭게 말했다. 그 말에 검은 옷의 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으나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그놈이 사라질 때, 강씨 집안의 아가씨가 함께 있었다지.” 사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무언가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으로 앞을 응시했다. 말끝에는 묘한 흥미가 담겨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손가락에 낀 반지를 천천히 문질렀다. “두 사람이 모두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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