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이런 모습을 보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자가 과연 있을까.
설령 쇠붙이 같은 심장이라 한들 절로 반쯤은 누그러질 터였다.
“폐하... 아!”
선우진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자 강희진은 조심스레 입을 열어보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느닷없이 그의 품에 안겨 허리를 감싸 들려 올라갔다.
“할 말이 더 남았다면 안으로 들어가서 하거라.”
선우진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단숨에 주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 계산이 틀리지 않았군.’
강희진은 그의 넓고 단단한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속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조금 전 숙빈을 일부러 자극한 것도 선우진 앞에서 억울함을 토로한 것도 전부 그녀가 의도한 바였다.
이제껏 지켜본 바로는 선우진의 성정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방금 그녀의 행동은 제법 대담했으나 오히려 숨김 없는 태도와 때를 아는 물러섬이 선우진에게는 더욱 먹혀들었다.
전생에서도, 이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우진이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대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속을 비추는 사람이었다.
이로써 선우진과 숙빈 사이의 틈은 더 깊어졌고 숙빈은 자연스레 강원주에게까지 원한을 돌리게 될 터였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일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주전에 다다르자 선우진은 강희진을 조심스레 자리에 앉혔다.
“약은 발랐느냐?”
그는 초월을 돌아보며 물었다.
“아직이옵니다, 폐하.”
초월이 공손히 대답했다.
“약을 가져오너라.”
선우진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폐하, 그런 일은 궁인에게 맡기시지요.”
강희진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난처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천하를 다스리는 황제가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바르겠다니, 감히 어찌 그 호의를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고작 따라다니며 생긴 찰과상일 뿐, 이전 정승댁에서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흉터가 남을까 싶어 일부러 치료하려 한 것이지, 차라리 내버려둘 법도 했다.
“여기가 도아 마을인 줄 아느냐?”
그 말에 담긴 뜻을 바로 알아차린 강희진은 급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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