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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소인 숙빈마마께 문안 올립니다.” 강희진은 돌아서서 정중히 예를 올렸다. “네 년이었느냐?” 강희진의 얼굴을 확인한 숙빈의 표정은 단박에 싸늘하게 굳었다. “흥, 어쩐지 나를 보자마자 도망치려 하더니.” 숙빈은 콧방귀를 뀌며 혐오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마마, 물통이 다 비어 다시 길러가던 길이었을 뿐입니다. 일부러 피해 가려 한 것은 아닙니다.” 강희진은 몸을 낮추고 공손히 답을 올렸다. “폐하를 뵐 때도 그리 도망치느냐?” 숙빈은 어두운 밤 속에서도 눈빛만은 서늘하게 번뜩였다. 무슨 이유에선지 눈앞의 이 여인이 분명 강원주와는 생김새가 다름에도 머릿속에서는 자꾸 그 못된 계집이 떠올랐다. 가증스러운 것도, 천한 것도 똑 닮아 있었다. “마마...” 막 입을 뗀 순간 예고 없이 또렷한 소리 하나가 어화원 안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얼굴에 전해진 짜릿한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개를 들자 숙빈은 살기를 품은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였다. “마마께서 훈계하시는 중인데, 아직도 무릎을 꿇지 않느냐!” 청심이 다가와 그녀의 뒤에서 무릎을 걷어찼다. 강희진은 두 다리가 꺾이며 바닥에 거칠게 무릎이 꿇렸고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숨을 들이켰다. “내가 앞에 있는데도 고개 하나 숙이지 않다니, 참으로 버릇이 없구나. 큰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숙빈은 싸늘한 말투로 강희진을 꾸짖었다. 강희진은 이를 악물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꾹 눌러 삼켰다. 숙빈은 애초에 화풀이할 구실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든 통할 리 없었다. 강원주가 구하러 올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운이 나빴다고 여기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강희진은 괜히 울적해졌다. 어찌 다시 태어나고도 이렇게까지 무기력한 꼴을 벗어나지 못한단 말인가. 삼일이 멀다 하고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여기 꿇려 있어 봤자 어화원 풍경만 해친다. 나와 함께 영녕궁으로 가서 반성하도록 하여라. 언제쯤 내 화가 풀릴지는 모르나 그때가 되어야 돌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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