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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해가 서서히 지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강희진은 양손에 나무 물통을 들고 돌길을 따라 바삐 오갔다. 세 시진 가까이 쉬지도 못한 채 계속 일한 데다, 원래 몸도 성치 않아 기운이 이미 바닥났다. 지금은 이 악물고 오직 의지 하나로 버틸 뿐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 그녀는 권력도 없고 강상목의 약점 하나 쥔 것도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 억울함이 가득 차올라도 이후를 도모하려면 반드시 참고 견뎌야 했다. 하루라도 빨리 명광궁을 말끔히 정리해야 했기에 그녀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그에 따라 물통 안에 물도 철렁철렁 흔들렸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몸이 휘청이기 시작한 찰나 발끝이 돌부리에 걸렸다. 중심을 잃은 강희진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조심하거라!” 그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어깨에 걸려 있던 물통이 떨어지며 땅바닥에 물이 철철 쏟아졌다. 텅 빈 들통을 내려다보던 강희진은 자연스레 미간을 찌푸렸다. “괜찮냐?” 선우영이 고개를 들이밀며 그녀를 살폈다. 얼굴은 낯설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기운이 감돌았다. “영친왕 전하, 소인이 문안 올립니다.” 강희진은 그제야 그가 누구였는지 떠올리고 급히 예를 올렸다. “이 늦은 시각에 여인 홀로 물 길러 보내? 네 주인이란 사람, 어지간히도 여심을 모르는 자로구나.” 선우영은 입꼬리를 비죽이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알고 있는 강희진은 그 말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소인은 명광궁에서 시중드는 궁녀이옵니다.” 예전 선우영이 양현무 일에 관해 물었던 것이 떠오른 그녀는 자칫 정체가 드러날까 걱정되어 고개를 더 깊숙이 숙였다. “화비마마의 사람이었군.” 선우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고 그의 시선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하, 소인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이만 물러나겠사옵니다.” 더 엮이기 전에 정중히 인사를 마친 강희진은 곧장 몸을 숙여 물지게를 들어 올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한데 어쩐지 이상하구나.” 선우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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