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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선우진의 표정은 아무런 동요 없이 담담했고 그의 목소리 또한 고요한 물결처럼 차분하기만 했다. 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발걸음을 재촉하며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긴 궁궐 복도를 지나 사라졌다. 한편, 정허운과 선우진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은 강희진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도하 마을에서 지낸 습관 때문인지, 다시 궁으로 돌아온 후로는 내내 깊이 자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드물게 오후까지 푹 잠들어 있었다. “읏!” 갑작스러운 통증에 강희진은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누군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바닥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내 자리는 어때? 잠자리가 아주 편했겠지?” 강원주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 눈빛엔 노골적인 경멸이 담겨 있었다. 강희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며칠간 자신의 자리에서 선우진의 각별한 총애를 받아온 그녀를 보며 강원주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이를 갈고 있었다. 물론 그 모든 게 강희진의 탓은 아니었지만 강원주의 눈에는 그저 얄밉고 눈엣가시일 뿐이었다. “마마, 오해가 있으신 듯하옵니다. 희진이는 평소엔 늘 자신의 방에서 쉬었습니다. 오늘은 폐하께서 오셔서 그리된 것입니다.” 동월이 때마침 나섰다. 그녀는 강원주의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강희진은 속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역시나 동월의 그 한마디에 강원주의 표정은 더욱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이 여우 같은 년이, 내 침상에서 그 짓을 했겠다? 더럽기 짝이 없구나. 아니, 네년 어미도 몸을 팔아 먹고살던 년이었으니, 그런 계집이 낳은 것치고는 그다지 다를 것도 없겠지.” 그 말은 모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저급한 언사는 이제 더 이상 강희진의 마음을 해치지 못했다. 진정 더러운 것이 누구인지, 그 답은 너무도 분명했다. “그래, 갑자기 궁금해지는구나. 폐하께서 실종됐던 그 며칠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야?” 강상목이 일러준 바가 있었기에 강원주는 일단 분노를 억눌렀다. “무릎 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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