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65화

강희진의 목소리는 싸늘하였다. 어차피 동월이는 죽을 운명이었으니까. 진실을 따지고 들자면 오늘 하선이가 한 말이 틀린 것만도 아니었다. 죽어가는 이를 눈앞에서 외면했으니 자신 또한 반쯤은 살인의 방조자일 터였다. “정말 그리 되었으면 좋겠네요.” 초월은 마치 바람결에 흩날리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강희진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초월 또한 멀리 창틈 사이로 드는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그녀도 누군가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고 있겠지. 강희진은 속으로 생각하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입에 쥔 찐빵을 묵묵히 다 먹어 치웠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초월은 비로소 생각에서 벗어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희진에게 인사를 건넨 후, 그녀가 가져온 담요를 들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그날 밤, 강희진은 끝내 깊은 잠에 들지 못하였다. 동월은 그저 궁중에서 이름 없는 궁녀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조사라 해도 이렇다 할 단서가 없자 의금부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단순 사고로 결론을 내렸다. 강원주는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달리 손 쓸 방도도 없었다. 팔월 보름이 점점 가까워오며 궁 안은 온통 추석을 맞이할 준비로 흥청거렸다. 내외전 모두가 연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였고 동월의 일은 어느새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연회가 있기 전, 예법에 따라 각 후궁의 가족들이 후궁들을 찾아 안부를 전하러 오기 시작했다. “어머니!” 진홍월을 마주 보자 강원주는 환히 웃으며 계단을 내려가 반겼다.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어찌 함께 안 오셨어요?” 두리번거리며 강상목의 모습을 찾던 그녀에게 진홍월이 웃으며 대답했다. “정승께서는 정무로 바쁘셔서 시간이 나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마마께서 좋아하는 과자들을 잔뜩 챙겨 나더러 전해달라 하셨지요.” “아버지가 절 잊지 않으셨을 줄 알았어요!” 강원주는 애교 섞인 손길로 진홍월의 팔을 끼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세요, 어머니. 안으로 모실게요.” “그래요.” 진홍월은 딸아이 손에 이끌려 대전으로 들어섰다. “정승 부인을 뵙습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