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강원주가 이미 다 말해주었어요.”
강희진의 목소리는 다시금 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강씨 집안이 어떤 수를 쓰는지는 저도 어릴 적부터 정승댁에서 겪어와 잘 압니다.”
자신이 조금만 어긋나도 그들은 어머니에게 그 화를 고스란히 돌릴 터였다.
아무리 조심해도 그들은 얼마든지 이유를 지어내 벌을 주고 괴롭혔다.
그렇기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머니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눈에 보듯 뻔했다.
더는 감출 수 없음을 느낀 허은희는 결국 아무 말 없이 소매를 내어주었다.
강희진은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 팔에 남겨진 자국들은 모두 채찍으로 인한 것이었다.
겉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지만 그 아래 핏줄기 선명히 드러난 새살은 여전히 상처투성이였다.
소금물에 담갔다가 다시 두들겨 맞은 흔적.
비인간적인 고통 속에서 어머니가 어떻게 견뎌왔을지를 상상하자 강희진은 온몸이 떨려왔다.
“이 어미는 괜찮다, 희진아.”
허은희는 애써 미소 지으며 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너는 네 몸부터 잘 챙겨야 한다. 괜히 어미 걱정 말고.”
“...예.”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가슴속엔 어머니를 향한 안쓰러움과 강씨 가문에 대한 증오가 엉켜 있었다.
잠시 뒤, 허은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방금 후원에서 미처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그 얼굴의 가면은 아프진 않니?”
“안 아픕니다.”
강희진은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옷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어머니...”
그녀는 옷깃 속에서 조심스럽게 작은 백자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어머니에게 발라줄 약을 꺼낸 찰나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꼭 가지고 계세요. 돌아가셔서 쓰세요.”
강희진은 급히 어머니 손에 약병을 쥐여주고는 몸을 틀어 어머니 앞을 가로막았다.
“이제 얘기는 다 끝났느냐?”
강상목의 목소리는 여전히 너그럽기만 했다.
그 곁에 선 진홍월은 그와 대비되게 더욱 신랄한 표정이었다.
“예, 마쳤습니다.”
강희진은 힘겹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리가 못 들을 말이라도 있었던 것이냐? 수작이나 꾸미지 않았으면 좋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