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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강희진은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세운 채 서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 때마다 나오는 말은 힘 있고 또렷했다. “그리 맹세할 것까지 있느냐. 내가 너를 못 믿는 것도 아닌데.” 강상목은 짐짓 걱정하는 듯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어서 일어나거라.” 그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키려 하자 강희진은 황급히 물러서며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레 일어났다. 마치 귀한 손길에 닿을까 봐 겁내는 듯한 몸짓은 강상목의 마음에 흡족함을 안겼다. 그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그녀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과연 은희의 딸이구나.” 강희진의 어깨가 순간 움찔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그녀는 뻔히 알고 있었다. 기생 출신, 사대부들의 욕망을 달래는 여인. 사람들은 저마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황제의 총애를 받는 것은 모두 어머니에게 배운 수작 때문이라 비웃곤 했다. 그런 말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그게 강상목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강희진은 도저히 참기 힘든 모멸감을 느꼈다. 강희진의 어머니는 본래 이름난 가문에서 자라났고 예악과 글을 익혔으며 세상 누구보다 고결한 심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아무나 더럽힐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목구멍 위로 쓰디쓴 피가 올라왔다. 강희진은 들키지 않으려 억지로 삼켰다. “감히 청하옵건대 소녀가 어머님을 뵐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그녀는 속에 치미는 분노를 꾹 누르며 애원하듯 고개를 숙였다. “허락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 오늘 네 어미를 데려온 것도, 너희 모녀가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 강상목은 자애로운 얼굴로 웃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던 전생의 강희진이라면 이런 말에도 감동했을 것이다. 죽기 직전까지 그녀는 진홍월과 강원주를 증오했지만 강상목에게만큼은 단지 자신과 어머니를 다시 정승댁에 데려가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뿐이었다. 하지만 실상 강상목은 그녀 인생의 진짜 원흉이었다. 잠시 뒤, 허은희가 하인들의 부축을 받아 전각 안으로 들어왔다. “어머니!” 강희진은 주저 없이 달려가 어머니의 품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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