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봄이가 뒷마당으로 사람을 찾으러 왔을 때, 강희진은 창가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 한가롭게 눈을 붙이고 있었다.
방은 남향이라 햇살이 드물게 스며들어 희미한 빛줄기가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내려앉아 있었다.
누런색 소박한 옷차림에 치장 하나 없는 맨얼굴이었으나 멀리서 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희진아!”
봄이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문간에 도착했다.
“응? 봄이?”
오랜만에 사람 소리가 들리자 강희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눈을 떴다.
문 앞에 드리운 푸른 옷자락을 확인하자마자 얼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야?”
봄이의 얼굴에 다급함이 서려 있는 걸 본 강희진은 덩달아 궁금해졌다.
“강원주가 바깥에서 돌아오자마자 널 찾고 있어.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더라. 또 어딘가에서 화풀이 못 하고 돌아온 모양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봄이는 그녀의 손을 꽉 붙잡고 눈빛에 걱정을 담았다.
“걱정 마.”
강희진은 옅게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강원주의 억지스럽고 오만한 성미야 오래전부터 익숙한 일이었다. 그리 두려워할 일도 아니었다.
봄이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뒤, 강희진은 몸을 단정히 하고 그녀와 함께 주전으로 향했다.
그때 주전 안에서는 춘희와 하선, 추연이 강원주를 둘러싸고 쉴 새 없이 달래고 있었다.
강희진은 무심한 걸음으로 바닥에 흩어진 깨진 자기 조각들을 피해 가며 강원주 앞에 섰다.
“탁주옥이 폐하와 혼인한다는 말 너도 들었느냐?”
강원주는 앞에 있던 시녀들을 밀쳐내며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강희진을 매섭게 바라봤다.
“저는 내내 방에 있어 그런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강희진은 담담히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생각이 복잡했다.
추석 연회 때만 해도 탁주옥 본인이 양현무와 혼인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랬던 그녀가 어쩐 일로 황제와 혼인하겠다고 나선 걸까?
“넌 폐하의 마음을 사는 데 아주 능하니 네가 대신 어서전으로 가서 폐하의 속내가 어떤지 알아보거라.”
강원주는 성급해진 목소리로 다그치듯 말했다.
“만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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