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그 눈동자엔 여전히 깊디깊은 경멸이 어렸다.
그 시선을 마주하자 강희진의 낯빛엔 뚜렷한 당황이 비쳤고, 이를 본 강원주는 입꼬리를 비뚤게 올리며 희죽 웃었다.
“이번 일, 네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내일 독이 발작해도 해독약은 줄 생각 없으니 그리 알아.”
독충이 오장육부를 갉아먹을 땐, 찌르는 듯한 고통이 아니라 뼈를 부수고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인다. 한낱 피와 살로 이뤄진 육신으로 그 고통을 견디라니, 그건 꿈에도 생각 못 할 일이지.
“언니, 후궁이 조정 일을 논하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제가 섣불리 나섰다간 오히려 폐하의 노여움을 사 언니께 누가 될까 두렵습니다.”
강희진은 진심을 담아 조곤히 이치를 풀어내었다. 그야말로 함정이 뻔히 보이는 판이었다. 그녀마저 그 판에 들면 바보 짓도 그런 바보 짓이 없었다.
“그런 건 내가 신경 쓸 바 아니야.”
강원주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오늘 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폐하의 뜻을 돌려놔. 그러지 못하면 내일 독이 도져 죽을 때까지 몸부림치게 될 거야.”
그 말투는 협박이라기보단, 정말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가 짙게 배어 있었다.
“강희진, 너야 죽음이 두렵지 않을지 몰라도 네 어머니는 어떠니? 네가 죽거든, 다음은 네 어머니 차례야.”
강희진의 약점을 쥔 강원주는 더는 전처럼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가슴께 머리채를 툭툭 만지작거리며 게으른 듯 여유롭게 웃었다. 그 모습은 ‘네가 뭘 하든 난 상관없다’는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겠습니다.”
끝내 강희진은 이를 악물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지.”
강원주는 비웃듯 입술을 비틀었다.
“어서 데려가 옷 단장이나 시키거라.”
돌아서며 춘희에게 재촉하듯 말하였다.
탁주옥이 입궐하여 빈이 된다 하니 강원주의 가슴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춘희는 곧장 명을 받들어 강희진을 후원으로 데리고 갔다.
그 후 강희진은 봉 상궁의 손에 맡겨져 얼마간은 나뭇간에서 지냈고 이후에는 몇 날 며칠을 방 안에 감금된 채로 지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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