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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탁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입가에 엷은 웃음을 띠운 채 양현무에게 정중히 말을 잇는다. 선우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서 있었다. 그 속을 짐작할 길 없는 무심한 눈빛이었다. 강원주가 당부한 일을 아직 실행에 옮기지도 못했거늘, 벌써부터 선우진의 노여움을 산 듯하여, 강희진은 속이 답답하였다. “제가 보기엔 민빈 마마의 안색이 제법 좋아 보이시군요.” 양현무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위아래로 강희진을 훑었다. 그 말뜻인즉, 일부러 실신한 척하여 탁윤을 유혹하려는 것 아니냐는 노골적인 비아냥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누명 아닌가! 강희진은 코웃음을 치며 냉랭히 말하였다. “사정은 삼황자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양 장군께서 믿지 않으시겠다 하여도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부디 언행을 삼가고 무고한 이를 모함하지 마세요.” “후궁이 타국 황자와 사사로이 정을 통한다... 그런 크나큰 죄명을 제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양현무가 자신을 탐탁찮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모함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하려 드는 태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쯤 되면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강희진은 고개를 바르게 들고 단호한 눈빛으로 양현무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분연한 기세로 맞서는 그 모습에 탁윤의 눈빛에도 잠시 미묘한 빛이 스쳤다. 허나 강희진은 양현무를 향한 분노에 사로잡혀 그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남녀는 서로 함부로 대하면 안 되지. 하물며 두 사람의 신분이 그러하니, 아무리 사정이 있다 하나 경솔하였소.” 그제야 선우진이 나직이 말을 이었다. 그의 시선이 스치듯 강희진의 손목에 남은 붉은 자국을 훑었고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는다. “폐하, 소첩의 잘못을 용서해주세요.” 강희진은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사과하였다. 한쪽은 무관의 우두머리요, 또 한쪽은 병조판서였다. 선우진은 분명 구월국을 겨냥한 책략을 세우고 있는 중일 터, 거기에 탁윤까지 더해지니, 이 장면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국면이었다. 이들 사이에 껴 있는 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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