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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아무래도 조금 전 자신이 한 말은 초월에게는 더욱 황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강희진은 이내 고개를 돌리고 그 일은 마음 한편으로 밀어두었다. 추석 연회가 끝난 지도 여러 날이 지났건만 화친 혼사 이야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초월의 말대로 이 일은 이미 경성 전역에서 화젯거리가 되어 날이 갈수록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날 밤. 성 동쪽에 있는 취흥각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술기운으로 가득 차 한창 흥이 무르익고 있었다. 2층 복도 맨 안쪽에 자리한 한 넓은 방 안에는 화려한 옷차림의 도령 일여덟 명이 빙 둘러앉아 잔을 주고받으며 흥겹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홍난 낭자의 노래가 참으로 곱구나. 상을 내릴 만하다.” 선우영은 등받이에 기댄 채 다리를 꼬고 앉아 무대 위 여인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가 눈짓하자 곁에 있던 하인이 앞으로 나서더니 소매 속에서 은덩이 하나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소녀 홍난, 영친왕 전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무희 조홍난은 요염한 자태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이윽고 무대에서 내려온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전하께서는 참으로 여인을 귀히 여기시는구려. 어쩐지 여인들 사이에 인기가 많으실 만도 합니다.” 탁자 맞은편에 앉은 황색 도포 차림의 도령이 농담조로 말을 건넸다. “허, 그 소문이 야만족 귀에까지 들어갔다더군.” 곁의 갈색 비단 도포를 입은 청년이 맞장구쳤다. 선우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방 안은 희미한 등불만이 깜빡일 뿐, 표정을 뚜렷이 알아볼 순 없었다. “저기서 몸을 팔며 사는 여인들은 대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괜히 더 힘들게 만들 필요는 없지않나.” 그는 태연히 말하며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역시 전하께서는 인자하고 너그러우시니 저희 모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나직이 아부를 던지자 곧 모두가 입을 모아 추켜세웠다. 얼큰한 술이 잇달아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조금 전의 불쾌했던 기색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어느새 자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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