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화
춘월은 비녀를 손에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모야족 물건이라고? 확실하느냐?”
강희진은 다소 놀란 듯 물었다. 몸속에 있는 독충이 모야족 상인에게서 구한 것임을 떠올린 것이다.
“어릴 적 저는 기이한 이야기와 고서를 즐겨 읽었어요. 밤새도록 책을 놓지 못한 적도 많았죠. 이 영수석에 대해서도 모야족의 역사를 기록한 책에서 본 적이 있어요. 얼핏 보면 옥과 비슷하지만 무늬를 자세히 보면 분명히 구분이 됩니다.”
춘월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희진에게 차분히 설명했다.
탁윤이 모야족의 물건을 보냈다니.
강희진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녀는 비녀를 받아 손가락 끝으로 영수석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럼 이 돌이 무슨 용도인지도 알고 있느냐?”
“오래전에 본 거라 기억이 선명하진 않아요.”
춘월은 고개를 저으며 아쉬워했다.
강희진은 입술을 다물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앞서 탁윤과 가까이 닿을 때마다 몸속의 독충이 먼저 반응하곤 했었다.
이번에는 아예 모야족의 영수석까지 보내오다니, 그녀가 지닌 비밀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일까.
하지만 왜? 탁윤은 대체 무슨 속셈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아씨.”
춘월이 다정하게 불렀다.
“모야족은 행보가 불가측하고 특히 독에 능해요. 그러니 그런 물건은 멀리하는 게 좋아요.”
“알고 있어.”
강희진은 잔잔히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원래부터 조심성이 강한 성격이었다.
탁윤이 여러 번 비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애초에 꺼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에 더 깊이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강희진은 머리핀을 다시 상자에 넣어두고 단정하게 옷을 갈아입은 뒤, 곧장 기마장으로 향했다.
그때는 한낮이 막 지난 시각으로, 햇살은 더욱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그 햇빛은 몸이 노곤해질 정도로 포근했다.
강희진이 도착했을 때, 선우진은 막 말을 타고 내리는 참이었다. 그는 빛나는 비단으로 된 명광 금포를 입고 있었는데 햇볕에 반사되니 참 눈부셨다.
“소첩, 폐하께 문안 올립니다.”
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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