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화
넓은 숲속 어귀, 처절한 비명이 연달아 퍼지고 있었고 그 무렵 선우진과 강희진은 영수사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경성 외곽 울창한 산림 너머, 영수사는 도시 뒷산이라 불리는 매두산의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전해지기로는 대주국의 개국 황제 선우혁이 어린 시절 이 산에 거처하던 한 고승을 찾아갔고 그에게서 ‘제왕 기운이 서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황제는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이 자리에 절을 세워 하늘에 감사드렸으니 그 절이 곧 영수사다.
영수사는 수백 년 세월 동안 대주국 백성들의 신앙심 속에 굳게 자리 잡아 왔으며 지금 황위에 오른 선우진이라 할지라도 직접 산을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힘들면 여기서 잠시 쉬어가도 된다.”
선우진이 걸음을 멈추고 강희진을 돌아보았다.
산을 오르는 데다가 절이라 음식도 청결히 하고 분위기도 조용해야 하니 강희진은 짙은 회청색 비단 도포 위에 담비털 융복을 덧입었다. 청순하면서도 단아한 차림새가 오히려 그녀의 아리따운 모습을 더욱 부각시켰다.
“괜찮사옵니다.”
강희진은 부드럽게 웃었다.
선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앞장섰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진홍월에게 온갖 구박을 받고 살아왔다. 힘든 일쯤이야 수없이 해봤기에 이깟 산길이야 고생 축에도 못 끼는 일이었다.
일행은 말없이 산길을 올랐고 대략 반 시간 정도 지나자 드디어 영수사의 문이 눈앞에 들어왔다.
“두 분, 혹시 영수사로 가시는 길입니까?”
산길 어귀에서 어깨를 흔들며 내려오던 한 도사가 반갑게 말을 걸어왔다.
“그렇소.”
선우진은 짧고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사는 나이가 지긋해 보였고 수염은 엉클어져 있었으며 도복은 늘어진 데다 닳아빠져 전체적으로 꽤나 허름하고 지저분한 몰골이었다.
선우진은 그와 더 대화를 나눌 생각이 없어 그저 옆으로 비껴서 지나치려 하였다.
“두 분 얼굴이 낯익어 보여서 말인데, 노인이 괜한 참견일 수 있으나 한 수 점괘를 보아 드릴까 합니다. 두 분 중 어느 분이 보시겠습니까?”
도사는 웃는 낯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고 눈매가 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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