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화

“두 번의 인생이라니?” 선우진의 눈빛에 호기심이 더 깊어졌다. “그렇습니다. 같은 인생을 영애는 두 번 살아내야 윤회의 고리를 마칠 수 있다 이 말입니다. 저의 얕은 소견으론 지금 이 생이 바로 그 두 번째 삶인 것 같네요.” 도사는 차분하게 말했다. 가장 깊숙이 숨겨두었던 비밀이 이토록 쉽게 드러나 버리다니, 강희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라도 들킬까 봐 그녀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거두었다. “허면 내 부인은 이 산속 여우라도 된단 말인가? 구미호처럼 목숨이 아홉이라도 된 듯이?” 선우진은 코웃음을 치며 농담처럼 말했으나 눈빛엔 분명 의심이 담겨 있었다. 그때 뒤따라오던 암영이 조용히 은전 한 닢을 꺼내 도사에게 건넸다. “방금 그 점괘는 노인이 드리는 인연이라 한 말인데 어찌 헛되이 할 수 있겠습니까.” 도사는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세상만사 삼분은 천명이라 했습니다. 그 뜻을 제대로 새기려면 마음을 곧게 가져야 합니다. 부인은 하늘의 특별한 은혜를 입은 사람이니, 더욱이 인자한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하며 초심을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는 다시 한번 강희진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강희진의 마음속은 이미 거센 파도가 일고 있었다. 처음엔 이 도사가 너무 절묘하게 길목에서 나타나 수상하다고 생각했었고 어쩌면 무슨 꿍꿍이라도 있지 않을까 경계했는데 지금 이 말들을 듣고 있자니 진심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정녕 그녀를 위하는 마음에서 한 말 같기도 했다. 그렇다면 설마 그녀가 다시 태어난 이 생에 단지 복수를 하라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깊은 뜻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강희진의 머릿속은 물안개가 낀 듯 흐릿했다. 도사가 그녀의 곁을 지나칠 무렵이 되어서야 강희진은 마치 꿈에서 깨어나듯 정신이 들었다. “보아하니 인연이 아직 다하지 않았네요.” 도사의 말이 그 안개를 걷히듯 아련히 퍼져 나갔다. ‘인연이 아직 다하지 않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강희진은 도사의 뒷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