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화
강희진이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봉희설은 변명하듯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악감정이 있어서 그러신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그저 낭자를 너무 걱정해서 조금 예민하게 구신 거겠지요.”
강희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받았다.
“안 그래요?”
“맞아요. 맞아요. 바로 그 말입니다.”
봉희설은 연속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언니가 제일 똑똑합니다.”
봉희설은 어깨의 통증 따위는 잊은 듯 해맑게 웃었다.
강희진은 그런 봉희설을 보며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부인은 저를 탓하지 않으셨어요.”
그녀는 따뜻하게 말했다.
설령 김경심이 그녀를 원망한다 해도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저는 어머니가 속을 태우실까 봐 걱정이지 뭡니까.”
봉희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며 괜히 애늙은이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강희진과 잘 통해 두 사람은 금세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방 안에는 웃음소리가 가득 찼고 그 광경은 창문 밖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는 봉현웅 부부의 눈에 고스란히 담겼다.
“내가 뭐랬소? 민빈은 당신 생각처럼 모진 분은 아니라니까. 저 둘이 얼마나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보시오. 나는 설이가 변방에서 자라서 경성 아씨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스스로 알아서 좋은 벗을 만들었구려.”
봉현웅은 두 손을 뒤로하고 방안을 바라보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나는 나쁘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다만 설이가 그분 때문에 다친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을 뿐입니다.”
봉현웅의 오해에 김경심은 억울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알고 있소.”
봉현웅은 손을 뻗어 김경심의 허리를 감쌌다.
“우리 경심이 마음씨는 세상에서 제일 착하지.”
“아, 정말! 손 놔요!”
김경심은 봉현웅의 손을 뿌리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시선을 멀리 봉희설에게 고정했다.
“이번에 보니 정경운 그 아이가 참 믿음직스럽더군요. 흉악한 놈들 손에서 설이와 민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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