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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밤새 혈흔은 바싹 말라붙어 바닥과 담벼락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잘린 머리들은 하나같이 눈을 부릅뜬 채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참혹한 광경에 선우영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서 한참 동안 정신을 추슬렀다. ... “이것도 챙겨 가거라. 이런 건 궁궐에도 다 있으니 굳이 가져갈 필요 없다.” 이른 아침, 강희진은 초월과 함께 행장을 꾸리기 시작했다. 간밤의 일에도 강원주는 과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가 나서였는지, 아니면 그녀의 얼굴조차 보기 싫었던 건지, 진홍월의 처소에서 밤을 보냈다. 오히려 강희진은 그 조용함이 편하기만 했다. “마마는 좀 쉬십시오. 짐은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초월이 말했다. “아니야, 나도 같이할게.” 강희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감출래야 감출 수 없었다. 내일이면 어머니를 모시고 궁으로 돌아가는 날. 그녀의 눈빛에는 기쁨과 설렘이 반짝였다. 비록 궁궐이 마음 편히 쉴 곳은 아니지만 모녀가 늘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게 정승댁에서 모진 고초를 겪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었다. “어머니께선 조용한 것을 좋아하시니, 마침 명광궁에 외딴 방이 하나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 어머니께서 지내시기에 안성맞춤일 거야.” 강희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초월 또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참, 초월아.” 강희진은 옆에 놓인 긴 겉옷을 하나 집어 들었다. “부겸 오라버니 옷을 다 지어 놓았는데 네가 수고스럽겠지만, 대신 전해 주겠느냐?” 지금 그녀는 귀한 신분이니 어디를 가든 요란하게 행차해야 할 터였다. 괜히 마지막에 탈이 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요. 기다리세요.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초월은 웃으며 옷을 받아 들고 재빨리 계단을 내려갔다. 강희진은 멀어지는 초월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너무 좋다. 이제 곧 어머니를 뵐 수 있다니.’ 이것은 전생에서부터 그토록 염원하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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